. 근 미래, 국가는 국민들의 꿈에 대해서도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모든 꿈을 녹화한다. 공무원인 제임스는 벨라의 꿈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고 그녀가 사는 곳을 방문한다. 그곳에서 제임스는 벨라가 꾼 평생의 꿈이 담겨 있는 방대한 비디오카세트들을 발견한다. 그것을 분석하면서 그는 벨라의 꿈속에 등장하는 여인에게 매료되고, 점점 그가 익숙했던 현실의 세계가 낯설어지기 시작한다. 이 초현실적 로맨틱 판타지의 근 미래는 사실 그리 멀리 있지 않은 세상인 듯하다. 광고는 이미 우리 무의식까지 잠식해 가고 있고, AI는 뉴스를 골라 주며 우리가 세상을 바라봐야 할 방식을 제시해 주고 있지 않은가? 영화는 디지털 디스토피아에서 우리가 아날로그적 과거를 마감하며 던져 놓고 온 가치들의 현재적 유효성에 대해 질문하게 한다. 강렬한 색감의 이 판타스틱 영화는 비디오로 촬영한 뒤 다시 16mm로 변환하는 디지털의 아날로그화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.
(2021년 3회 강릉국제영화제)